내년에는 전 한인 대상 ‘세금신고 설명회’ 개최 추진
사람이 살면서 피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죽음’과 ‘세금’이라고 한다.
요즘 한국에서 인기리에 상영 중인 ‘나는 자연인이다’를 보면 세금 없이도 살 수 있을 것 같지만, 현대의 문명사회를 살아가는 사회인이라면 세금은 반드시 내야 할 의무 중의 하나인 것이다.
캐나다에 사는 한인들이 겪는 어려움 중의 하나가 바로 ‘세금신고’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세금신고를 도와주는 관공서나 비영리단체를 찾을 수 있지만 직접 도움을 받기란 쉽지 않은 부분도 있다.
특히 거동이 불편한 노년층이나 학업에 열심인 학생들에게 세금신고는 외국 생활을 더
힘들게 하는 심각한 ‘스트레스’ 중 하나이다.
이러한 한인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32 대 몬트리올 한인회가 나섰다. 퀘벡한민족재단 재무팀에 소속된 5명의 세무분야 전문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무료세무보고’를 실시한 것이다. 이번 봉사활동은 특히 몬트리올 한인사회 공동운영위원회 실버분과의 첫 사업으로 한인회와 대한노년회, 퀘벡한민족재단이 협력해서 실시해 더 주목된다.
무료세무봉사는 총 4 회(3 월 3 일, 10 일, 17 일, 24 일)에 걸쳐 실시됐다. 매주 토요일 오전 10 시부터 오후 3 시까지 순복음교회 별관에 위치한 몬트리올 한인센터(3480 boul. Cavendish Montreal)에서 열렸다.
올해는 총 55 명의 노년층과 학생들이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무료세무신고 혜택을 받았다. 한인회가 주최하고 공동운영위가 주관한 행사여서 그런지 퀘벡한민족재단이 주관한 작년보다 참여한 한인들이 더 많았다. 몬트리올 대한노년회(회장 최계수)는 무료세무보고용 랩톱 컴퓨터 3 대를 선뜻 제공했고, 퀘벡한민족재단은 세무보고장소와 프린터, 그리고 회계전문가 5 명을 협조했다.
3 월 봉사가 끝난 뒤 김영권 한인회장은 “한인회는 한인들을 위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라며 “지금도 많은 분들이 여러 가지 제안과 좋은 아이디어를 한인회에 보내주고 있지만, 한인회의 재정상황과 현실적 여건 때문에 모두 실천할 수 없음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무료세무보고를 실시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5 명으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이다. 이 중 박윤경 회계사(글로벌 텍스 서비스)는 회사 일이 매우 바쁜 와중에도 3 년째 세무보고 자원봉사자로 나서고 있다. ‘무료세무봉사’를 처음으로 제안했던 박 회계사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 “처음에는 그냥 막연하게 ‘무료세무봉사’를 제안한 것이 이렇게까지 커질 줄은 몰랐다”며 “무료세무봉사에 참여하면서 같은 한인들을 도와준다는 것에 많은 보람을 느꼈고 더구나 올해는 한인회가 주축이 돼 행사가 알차게 마무리된 것 같다.
내년부터는 더 많은 한인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한인회가 잘 준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무료세무봉사에서는 몇 가지 새로운 시도도 선보였다.
먼저 세무신고 자원봉사자인 유은미씨가 ‘Tax Service 신청서’를 제안한 것이 대표적이다. 유은미씨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세무봉사에 참여한 공인회계사다. 유 회계사는 평소 세금신고 할 때 시간을 절약하는 방안을 고민하던 중 신고자의 개인정보를 한꺼번에 입력할 수 있는 ‘Tax Service 신청서’ 양식을 고안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유 회계사의 아이디어로 업무시간을 절약해 더 많은 한인들이 무료신고 혜택을 본 셈이 됐다.
한인들의 건의 의견도 다수 있었다. 한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나온 의견은 무료세무봉사가 정부 제공 프로그램을 사용하기 때문에 그 대상이 노년층과 소득이 없는 학생으로 제한돼 있지만, 내년부터는 전 한인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자는 것이다. 이 아이디어를 제안한 한인은 세무신고를 전혀 모르는 한인들도 많기 때문에 ‘유료 강좌’를 개설해도 참여할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32 대 한인회는 ‘무료세무봉사’ 행사가 모두 완료되는 4 월 중순에 참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간담회를 가질 것으로 전해졌다. 간담회를 통해 행사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동포들의 건의 의견 등을 취합해 내년에는 더욱 체계적인 행사로 만든다는 각오다.
32 대 한인회가 대외적으로 표방하는 것은 ‘한인 커뮤니티의 주류사회화’다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한인들은 세계 170 여 개 한인사회 어디를 가도 현지사회와 동떨어져 사는 ‘이방인’으로 사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문제는 이것이 우리 자신을 누르고 있는 ‘주홍글씨’처럼 작용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몬트리올은 캐나다의 다른 도시보다 한인들이 월등히 적어 우리끼리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이다. 그래서 더더욱 우리 한인들은 뭉쳐서 같이 행동해야 한다.
우리가 비록 이민자가 많은 캐나다에 살고 있다 하더라도 한인들끼리 서로 힘을 합쳐서 한 목소리를 내야 비로소 현지사회로부터 인정도 받고 동화될 수 있을 것이다.
[몬트리올 한인회 & 공동운영위]